[언론보도]발달장애인 예술가들의 꿈과 희망을 전달하는 에이전시

2018-12-19

[될성부른 떡잎] 발달장애인 예술가들의 꿈과 희망을 전달하는 에이전시… 김현일 ‘디스에이블드’ 대표

입력 2018.09.23


[아시아타임즈=백두산 기자] 사람들은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이미 장애를 지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육체적 장애부터 정신적 장애까지 그 종류는 다르지만 한 명의 사람으로서, 시민으로서 살고 있는 것이다. 김현일 디스에이블드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윗집에 발달장애를 지닌 피아니스트가 살고 있어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바쁜 학업으로 한동안 잊고 지내던 이 관심은 어느 날 대학로에서 한 전시회를 구경한 이후 다시 김 대표를 사로잡았다. 너무나 좋은 그림이라 생각했던 전시작품들이 전부 발달장애를 지닌 분들의 그림이란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이후 이렇게 좋은 그림을 다른 사람들도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일상 물품에 그림을 넣는 사업을 구상했다.

발달장애를 지닌 가족원이 있는 사람들은 사회의 편견어린 시선 때문에 보수적인 경우가 많아 발달장애를 지닌 미술가 가족분들을 설득하는 부분이 쉽진 않았다. 사업을 구상한 이후 처음 3개월간은 인터뷰만 진행하며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친분이 생기고 더 많은 얘기를 하게 된 이후에 발달장애를 지닌 미술가들의 작품을 생활용품에 프린팅한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아직은 규모가 작아 모든 발달장애 미술가들의 작품을 제품에 넣을 수 없어 아쉽다는 김 대표는 앞으로 규모를 더 키워 기술교육도 제공하고, 추후에는 발달장애인 종합 에이전시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처럼 미술에 한정된 에이전시가 아니라 음악이나 조각 등 보다 많은 분야의 예술가들을 지원하며 사회에 많이 알리고 싶다는 김 대표는 이런 과정을 통해 발달장애를 지닌 분들의 권익이 보다 신장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중인 김현일 디스에이블드 대표(우). 2018.09.11. (사진=백두산 기자)


경기·서울권을 넘어 전국의 발달장애인 예술가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김현일 디스에이블드 대표를 지난 11일 서울 창업 디딤터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다.


Q: 회사명이 장애인들(Disabled)이라고 지은 이유가 있을까요?

A: 디스에이블드는 장애인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디를 th로 바꾸면 디스 에이블드(This abled), 이것은 가능하다는 의미로 바꿀 수 있어요. 마치 임파서블(impossible)을 나누면 아임 파서블(I’m possible)이 되는 것 처럼요. 장애를 지닌 분들의 능력에 대해 사회에서 먼저 한정짓지 말고 그 분들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이런 명칭을 생각하게 됐어요. 사회를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담은 이름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창업이라는 게 쉽진 않은데 창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디스에이블드가 첫 창업은 아니에요. 그 전에 주변 화장실을 찾아주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어요. 이 창업을 하게 됐던 계기는, 하루는 제가 도서관에 공부하러 갔는데 너무 하기 싫더었어요.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종이를 한 박스 들고와 내가 하고 싶은게 뭔지 다 적어보기 시작했어요. 그런 시간을 약 1주일 정도 거쳤던 것 같아요. 고민을 하다보니 제가 하고 싶은 게 결국 창업이란 걸 알게 됐죠. 그래서 하고 싶은 아이템들을 파워포인트에 정리해서 무작정 교수님을 찾아가서 조언을 구했어요. 그런 과정을 통해서 창업을 진행하게 됐죠.


Q: 많은 사업 아이템이 있었을 텐데 발달장애인 예술가분들 작품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구상한 이유가 있을까요?

A: 제가 어렸을 때 저희 윗집에 발달장애를 가진 천재 피아니스트 분이 사셨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발달장애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 잘 알고 있었어요. 그러다 하루는 대학로에서 미술 전시회를 갔는데 그림이 너무 좋은데 사람이 없더라고요. 알고 봤더니 발달장애를 지닌 미술가분의 전시회였어요. 그래서 이런 좋은 그림을 좀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그런 방법을 떠올리다보니 창업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Q: 발달장애인분들의 미술 작품을 이용한 제품을 만들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A: 물론 쉽진 않았어요. 처음에 작가님들과의 네트워크가 없어서 무작정 전시회나 수상하는 곳을 찾아갔어요. 그곳에 작품 앞에서 사진 찍고 계신 분들이 대부분 작가님과 부모님들이세요. 그래서 처음 3개월은 인터뷰만 진행했어요. 그렇게 계속 대화를 진행하면서 차츰차츰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 거죠. 그렇게 친해진 부모님들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훨씬 수월했어요. 발달장애인 부모님들도 네트워크가 따로 있거든요. 그렇게 한분을 통해 또 다른 분들을 소개받고 하면서 지금은 저도 아들처럼 대해주세요.


Q: 발달장애인분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느끼거나 하진 않았나요?

A: 편견을 가진 분들이 생각보다 적더라고요. 물론, 부정적으로 바라보시는 분들도 적고요. 아마 이미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저희에게 오신 분들이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동안 많은 분들을 만나 봤을 때 생각보다 부정적인 분들은 없었어요.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발달장애인분들이 예술활동을 한다는 부분에 대해 많이들 모르시더라고요.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발달장애인분들은 자기 입으로 얘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장애를 지닌 분들보다 권익이 낮아요. 다른 장애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발달장애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거든요. 정부에서 조금 더 신경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Q: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 있다면?

A: 저희가 단독 전시회를 한 적이 있어요. 80평 정도 되는 공간에서 발달장애인 예술가분들 작품 100여 점을 전시했는데, 2000분이 넘게 오셨어요. 그 때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기뻤던 것 같아요.


Q: 이루고 싶은 목표나 소망이 있다면?

A: 규모가 아직 작아서 미술 이외의 다른 예술 작품을 다룰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워요. 미술작품도 다른 여러 작가분 가족들로부터 연락이 오는데 저희 자본이 적어 그 분들 모두에게 기회를 드리지 못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는 미술, 음악, 조각 등등 다양한 예술품을 다룰 수 있도록 만들어 다른 많은 분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은 서울·경기·인천지역만 활동하고 있는데 나중에는 지방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싶어요.


출처 - 아시아타임즈

http://www.asiatime.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627